처음엔 그냥 ‘남들이 다 해보길래’ 시작했어요
사실 주식은 상장기업만 하는 줄 알았거든요. ‘비상장 주식’이라는 게 있다는 건 들었지만, 그건 뭐 큰돈 있는 사람들만 하는 거 아닌가 싶었죠. 그런데 주변에 유독 투자에 관심 많은 친구가 하나 있어요. 그 친구가 자꾸 카카오뱅크 초기 투자 이야기하고, 크래프톤 상장 전에 수익 냈다 하니까 좀 혹하게 되더라고요.
“형, 비상장 기업도 요즘 앱으로 편하게 거래 가능해요. 괜찮은 데 하나 잡으면 진짜 몇 배로 올라요.”
이 말을 듣고 처음엔 반신반의했어요. ‘에이~ 위험한 거 아냐?’ 싶었는데, 호기심이 자꾸 생기더라고요. 저도 돈 굴리는 법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었으니까. 결국 저도 비상장 주식 쪽을 살펴보게 됐고,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재무제표 조회랑 기업가치 분석에 빠지게 됐어요.
문제는 “정보가 너무 안 보인다”는 거였어요
상장 주식은 진짜 정보 넘쳐요. 네이버 증권만 봐도 요약부터 PER, 배당금, 뉴스까지 쭉 나오잖아요. 근데 비상장은 달라요. 검색하면 나오는 정보가 거의 없고, 공식적인 숫자조차 보기 어려운 기업이 많더라구요. 심지어 어떤 기업은 네이버에 검색해도 회사 주소 하나 제대로 안 나오는 경우도 있었어요.
그러다 보니까 진짜 헷갈리기 시작했죠. “도대체 이 기업이 믿을 만한 회사인지, 매출은 있는지, 적자는 아닌지” 하나도 모르겠는 거예요. 아무 정보도 없이 투자하기엔 너무 불안했어요.
그래서 방법을 찾아봤어요. ‘비상장기업 재무제표 어디서 볼 수 있을까?’를 검색에 검색을 거듭하다 보니, 나름 쓸 수 있는 방법들이 보이더라구요.
내가 실제로 써본 비상장기업 재무제표 조회 방법
제가 사용해본 방법 중에 실제로 도움이 됐던 건 딱 세 가지였어요. 그리고 이걸 다 해보니까 대충 어떤 기업이 믿을 만한지 아닌지가 보이더라구요.
중소기업현황정보시스템에서 재무 확인
이게 가장 유용했어요. ‘https://sminfo.mss.go.kr’ 이 사이트에 들어가서 기업명만 입력하면 기본적인 재무 정보, 매출액, 영업이익, 자본총계 이런 걸 확인할 수 있더라고요. 물론 모든 기업이 다 나오진 않아요. 공시한 기업만 나오는데, 웬만한 중소기업들은 등록되어 있어서 꽤 도움이 됐어요.
저는 여기서 한 투자 후보 기업의 최근 3년 매출 추이랑 부채비율을 봤는데, 부채비율이 400% 넘는 걸 보고 그냥 바로 포기했어요. 확실히 숫자는 거짓말을 안 하더라고요.
크레탑에서 기업가치 대략 확인
처음 보는 서비스였는데, 친구 추천으로 알게 됐어요. ‘https://cretop.com’에서 기업 이름 검색하면 투자 단계, 투자자 목록, 투자금액 추정치 같은 것도 확인 가능해서 꽤 괜찮더라고요. 특히 최근에 투자받은 기업인지, VC가 붙은 기업인지 알 수 있어서 투자할 만한 분위기인지 확인하는 데 도움 됐어요.
어떤 기업은 프리A단계인데도 이미 대기업 VC가 들어온 경우도 있어서, 그런 데는 아무래도 더 믿음이 가더라구요.
DART 전자공시시스템 활용
이건 상장사 위주라고 생각했는데, 실제로 등록한 비상장사도 가끔 있더라구요. ‘https://dart.fss.or.kr’에 들어가서 회사 이름 검색하니까, 사업보고서나 감사보고서가 있는 기업들이 꽤 있었어요. 이런 기업들은 그래도 뭔가 투명하게 운영된다는 느낌이 들어서, 투자 판단하는 데 참고했어요.
재무제표 보면 매출, 영업이익, 당기순이익, 자산, 부채 전부 상세하게 나와 있어서 판단하기가 한결 쉬워졌어요. 숫자 몇 줄 보는 데도 감이 오더라고요. “이 회사, 매출은 잘나는데 매년 적자네?” 하면 과감히 패스하고, “이익은 적지만 부채 없이 유지만 하네?” 싶으면 조금 더 살펴보고.
비상장 주식, 막연히 기대하면 위험하다는 걸 느꼈어요
재무제표나 기업가치 확인 안 하고 덜컥 투자했으면 지금쯤 속 터졌을지도 몰라요. 제가 실제로 관심 가졌던 한 물류 스타트업이 있었는데, 플랫폼도 괜찮고 기사도 긍정적인 게 많아서 끌렸어요. 근데 재무제표 확인해보니 계속 적자에 부채도 많고, 대표이사 변경이 잦더라구요. 그런 거 보면 겉모습에 속으면 안 된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어요.
반면에, 기업은 좀 덜 알려졌는데 꾸준히 이익 내고 있는 회사도 있었어요. 그런 데는 관심받기 전에 투자하면 더 괜찮을 수 있겠다 싶었고요.
나만의 비상장 기업 분석 루틴이 생겼어요
지금은 비상장 주식 거래하기 전에 항상 이렇게 체크해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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중소기업정보 시스템에서 매출 흐름, 부채비율 체크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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크레탑에서 투자이력, VC 여부 확인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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DART에서 혹시 공시 있는지 한 번 더 검색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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소셜에서 직원 후기나 뉴스 검색으로 이미지 파악
이렇게까지 해도 불안한 건 안 해요. 확실히 40대 되니까 돈 하나 굴리는 것도 ‘설렘’보단 ‘안정’이 중요하더라고요. 지금은 두 군데 투자했고, 아직 엑시트하진 않았지만 둘 다 연평균 매출 상승 중이라서 기다리는 중이에요.
실제 해보니까, 결국 숫자가 말해주는 게 많더라고요
비상장 기업은 정보가 많지 않아서 더더욱 숫자에 의존하게 돼요. 감이나 분위기로만 투자하면 진짜 낭패 보기 쉬워요. 저는 한번 데이터에 빠지니까 오히려 더 재미를 느끼게 됐어요. 직접 보고 분석하고 추측하는 과정이 하나의 공부 같더라고요.
물론 처음엔 귀찮고 복잡했어요. 사이트마다 UI도 다르고, 로그인 해야 하는 곳도 있어서 짜증날 때도 있었고요. 그래도 지금은 루틴처럼 익숙해져서 꽤 편하게 쓰고 있어요.
독자분들께 드리고 싶은 팁
비상장 투자한다고 무조건 대박 나는 건 아니에요. 진짜로 기업가치 판단은 숫자로, 감정은 제껴두는 게 핵심이에요. 직접 찾아보고, 시간 들여서 분석해보는 게 결국 내 돈을 지키는 길이더라고요. 꼭 한 번쯤은 재무제표 열어보세요. 보면 볼수록 눈에 익어요.
한 줄 요약
비상장 투자, 감으로 하지 말고 숫자부터 확인하세요. 재무제표와 기업 정보만 잘 봐도 위험은 반으로 줄어요.